습공기란?
우리가 숨쉬고 피부로 접하는 공기는 수분이 포함되어 있는 습공기입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공기 중에 수분이 포함되어 있고 그 수분이 많으면 습하게 느끼고 수분이 없으면 건조하다고 느낍니다. 공기조화(Air conditioning)를 하는 것은 이러한 습공기를 내가 원하는 상태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온도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냉방 또는 난방을 하고 습도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제습 또는 가습을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조기기를 이용하여 습공기에 에너지를 공급하거나 빼앗는 과정이 동반되는데 이 때 열의 출입이 생깁니다. 습공기로 부터 열의 이동을 통하여 습공기의 상태가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현열과 잠열의 정의
여기서 열은 현열과 잠열로 구분되는 데 현열(Sensible heat)은 습공기의 수분 양이 일정한 상태에서 온도만 변하는 과정에서 출입되는 열을 말합니다. 잠열(Latent heat)은 온도가 일정한 상태에서 수분의 양이 변하는 과정에서 출입되는 열을 의미합니다. 흔히 물을 끓일 때 예를 많이 듭니다. 물은 섭씨 100도가 되기 전까지 온도가 상승하여 100도가 되면서 끓기 시작합니다. 섭씨 100도가 되기전까지 온도가 상승하는 상태가 바로 현열 변화이고 100도에서 물이 수증기로 변화는 상태를 잠열 변화라고 합니다.
공기선도 상에서는 가로축에 평행하게 변화하는 것이 현열과정, 세로축에 평행하게 변화하는 것이 잠열과정인 것입니다.
현열량과 잠열량 구하는 공식
현열은 온도변화에 잠열은 습도변화에 영향을 줍니다.
현열량 = 공기비중 x 공기비열 x 풍량(체적유량) x 취출온도차
잠열량 = 공기비중 x 풍량(체적유량) x 공기의 잠열량(@ 습공기 포화 온도)
전열량 = 현열량 + 잠열량
현열과 잠열 설명 예시
여름철 필수 아이템인 에어컨을 예로 들어보자. 여름철에 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가동하면 실내 공기온도가 내려갑니다. 에어컨 안의 열교환기(냉방코일, 증발기)가 더운 공기의 온도를 낮추기 때문인데 이 때 거의 대부분의 상황에 에어컨에서 물이 나옵니다.
이 물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더운 공기가 차가워진 열교환기와 만날 때 열교환기의 표면온도가 더운 공기의 이슬점온도(노점온도)이하로 내려간 상태인 경우에 열교환기 표면에 이슬이 맺히면서 떨어져 배수구를 통해 밖으로 배출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열교환기의 표면온도가 이슬점온도보다 높으면 온도만 낮아지고 이슬점온도보다 낮으면 온도가 낮아짐과 동시에 수분이 제거되는 것입니다. 이 때 수분이 제거되는 과정을 제습과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에어컨의 경우 이 제습과정은 우리가 의도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냉방과정에서 저절로 발생된 현상입니다. 에어컨에는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공기 중의 수분양을 조절할 수는 없습니다.
에어컨의 용량(냉방능력)은 전열량이고 현열량과 잠열량의 합입니다.
열교환기 표면온도가 공기의 이슬점온도보다 높아 온도만 변하는 과정은 현열량이 100%, 잠열량이 0%입니다.
현열량 = 공기비중 x 공기비열 x 풍량(체적유량) x 열교환기 입출구 온도차
잠열량이 0%이기 때문에 현열량이 곧 전열량이고 공기비중, 공기비열, 풍량은 고정 값이므로 에어컨의 냉방능력은 오로지 열교환기 입출구 온도차를 유지하는 데에 쓰입니다.
반면, 열교환기 표면온도가 공기의 이슬점온도보다 낮아 온도와 습도가 변하는 과정에서 예를 들어 현열량이 80%, 잠열량이 20% 인 경우
현열량 = 공기비중 x 공기비열 x 풍량(체적유량) x 취출온도차 (열교환기 입출구 온도차)
잠열량 = 공기비중 x 풍량(체적유량) x 공기의 잠열량(@ 습공기 포화 온도)
에어컨 능력의 20%는 수분을 제거하는 데에 쓰이고 나머지 전열량의 80%인 현열량 만이 온도차에 영향을 주므로 온도차가 80%로 줄어듭니다. 이것은 실내온도가 동일한 상태에서 에어컨의 출구 온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냉방효과가 떨어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현열변화가 온도를 변화시키는 주 요인
즉, 우리가 실내온도를 낮추는 것만이 목적인 경우 수분이 제거되는 상황은 냉방을 방해하는 요소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처럼 고온다습한 여름철 환경에서는 제습도 동시에 필요하므로 필요한 상황이기는 하나 습도와는 상관없이 온도만 낮추고 싶은 상황에서는 에너지 낭비의 요소가 됩니다. 예를 들면 서버실과 같이 고열을 발생하는 부하가 있는 경우 냉방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고 효율적인 냉방을 위해서는 현열냉방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현장에는 현열냉방이 가능하도록 공조기기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에어컨 리모콘에 있는 제습모드는 무엇일까요? 이것은 센서가 감지한 현재 습도값과 설정 습도값을 비교하여 습도를 조절하는 제습기나 가습기와는 다릅니다.
앞서 설명한 열량 공식에서 풍량이 고정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이 풍량이 작어지면 에어컨의 냉방능력은 동일하기 때문에 온도차가 커지고 이는 출구온도가 낮아짐을 의미합니다. 즉, 열교환기 표면온도가 이슬점온도보다 아래로 많이 내려가 온도차가 커지고 공기의 유속이 느려지면서 열교환기 표면과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공기 출구온도는 열교환기 표면온도에 점점 가까워집니다. 따라서, 에어컨의 제습모드는 풍량을 줄여 이렇게 제습이 유리한 조건을 만드는 원리인 것입니다.
현열과 잠열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공조설비의 설계 또는 관리를 잘 할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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